“전쟁터 못지않았다”…SBS ‘꼬꼬무’가 파헤친 90년대 용역 폭력 참상

SBS 라디오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1990년대 서울 재개발 과정에서 벌어진 잔혹한 용역 폭력 사건을 조명하며 사회적 공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방송은 ‘사라진 나의 집, 그리고 적준’ 편으로, 소위 ‘용역 깡패’라 불렸던 이들의 비인도적 행태와 공권력의 묵인 구조를 날것 그대로 다룬다.
윤은혜, 철거민 아픔에 공감…“트라우마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이날 방송에는 배우 윤은혜, 가수 KCM, 배우 채서진이 처음으로 리스너로 출연했다. 윤은혜는 철거민들이 겪은 폭력과 트라우마에 깊이 공감하며 자신의 경험을 고백했다. 그는 “가수 활동 당시 염산 물총을 맞아 실명 위기를 겪었고, 날계란 투척으로 인해 오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았다”며 “그 아픔조차 철거민 분들에 비하면 작다”고 말했다.
장현성은 윤은혜의 과거 사연에 놀라움을 드러냈고, 윤은혜는 “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며 “철거민들은 더 극심한 폭력과 성폭행까지 당했다. 그 고통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고 목소리를 떨었다.
“살아있는 지옥”…리스너들, 용역 만행에 분노
방송을 통해 공개된 1990년대 재개발 현장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용역은 주민들을 폭행하고 재산을 파괴했으며, 초등학생을 계단 아래로 밀쳐내고 임산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 인권 유린이 일상화됐다. 심지어 부녀자에 대한 성폭행까지 자행됐고, 이를 취재했던 기자들조차 “현장이 전쟁터보다 참혹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윤은혜는 “이 정도면 모두 감옥에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KCM은 “사람이 아니라 악마 같다”며 분개했다. 채서진 역시 “너무 잔인하다. 살아있는 지옥이다”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적준 용역’과 공권력의 치부…그 진실은?
특히 ‘적준 용역’이라 불리는 조직은 ‘너구리 작전’이라는 비인도적 철거 방식으로 악명을 떨쳤다. 이들은 주민의 생활 동선을 차단하고 정전, 수돗물 차단 등으로 극한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강제 퇴거를 유도했다. 이러한 만행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은 이를 방관하거나 묵인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 방송을 통해 다시 조명된다.
‘꼬꼬무’는 이날 방송을 통해 용역 폭력의 실체뿐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구조적 문제와 책임 소재를 추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