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가을날 꽃밭에서
작시: 김춘산
랑송: 리영
영상: 안춘만
꽃이
늦도록 지지 않는것은
나비를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비가 그치고
비스듬히 누워서 오던 비의
그 모습으로 해살이 내려오는 날
꽃밭위를 날으는 나비를 보아라
바람이 꽃향기를 흔들면
날개로 그걸 받아서
붓꽃 초롱꽃 구절초가 된 나비들
나비들의 춤사위가
신들리기 시작할 즈음이면
락화를 준비하던 꽃잎들은
다시 날아올라 보라를 만든다
네가 꽃이라면
한 사람만을 기다리는 꽃이라면
나는 나비 되여 너에게로 가리
색 바래진 아름다움일지라도
맥 풀어버린 향기일지라도
너의 모든 걸 한아름 가지고 싶다
가장 아름다운 날개짓으로
네가 기다려준 시간, 그 순간들을
하나 하나씩 깨워주고 싶다
END



